이혼당한 퐁퐁남 다룬 그 네이버웹툰, 결국 모든 회차 볼 수 없게 됐다
2024-11-2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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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퐁퐁남' 모든 회차 비공개 처리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인 네이버웹툰 ‘이세계 퐁퐁남’의 모든 회차가 결국 비공개됐다.
25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이세계 퐁퐁남’의 1화부터 4화까지 공개됐던 모든 에피소드가 전날부터 '게시 보류 중' 안내문과 함께 열람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는 사용자들의 신고가 누적된 데 따른 포털의 조치다. 현재 웹툰은 일시적으로 게시 보류 상태에서 내용 검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웹툰의 내부 정책에 따르면 만화 게시판인 ‘도전만화’ 또는 ‘베스트 도전만화’에 등록된 작품은 신고가 3회 접수되면 자동으로 게시가 보류된다. 이번 비공개 조치 역시 해당 정책에 따른 것이다.
‘이세계 퐁퐁남’은 이혼 후 재산 대부분을 잃은 남성이 우연한 계기로 다른 세계로 건너가는 이야기를 다룬 ‘이세계’ 장르물이다. 주인공 박동수는 39세로, 10년 넘게 가정을 위해 헌신해왔지만 어느 날 아내의 외도를 목격하며 충격을 받는다. 그는 자신이 세간에서 말하는 ‘퐁퐁남’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아내와 이혼을 시도한다. 그러나 아내는 오히려 그를 ‘설계’해 재산의 절반을 가져가고, 자해를 통해 그를 가정폭력범으로 몰아 양육권까지 빼앗는다. 결국 모든 걸 잃은 박동수는 삶을 포기하려다 다른 세계와 마주하게 된다. 그곳 이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작품은 그린다.
‘퐁퐁남’이라는 표현은 주방세제 브랜드 이름을 차용한 인터넷 신조어다. 과거 연애 경험이 많은 여성을 만나 결혼한 남성을 조롱하거나 자조하는 의미로 쓰인다. 이 표현은 기혼 남성들의 경제적 부담을 강조하는 데 사용되지만, 동시에 여성들이 남성을 경제적으로 이용한다는 편견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여성혐오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작품 속 설정과 서사는 일부 독자 사이에서 남성 중심 서사와 여성 비하적 표현을 결합한 것이란 반발을 샀다. 특히 주인공이 ‘설계’를 당해 모든 것을 잃는 과정이 여성혐오적 인식을 심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작가는 4화 후기에 “요즘 여성 인권을 앞세우며 집단 이기주의를 보이는 못난 사람들이 많다”며 자신의 작품을 비판하는 의견에 불만을 표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를 집단 이기주의로 좌우하는 행태가 안타깝다”고 주장하며 남녀 구분 없이 자유로운 표현의 시대가 오길 바란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논란을 더 키웠다. 작가는 ‘퐁퐁남’이라는 단어와 ‘설거지론’이 2000년대 초 주식 용어에서 유래했으며 여성혐오를 옹호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일부 이용자들은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 근조화환을 보내고 항의 메시지를 담은 트럭 시위를 벌였다.
이번 사태는 표현의 자유와 혐오 표현 사이의 경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