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졸업만으론 명함도 못 내밀 판?... 눈 돌아가는 대치동 학원 강사 스펙
2024-11-2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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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외교관에서 전직한 별난 이력자도
※ 광고용으로 기사를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공전의 히트 드라마 '일타 스캔들'로 사교육업계나 수험생, 학부모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관심이 뜨거워진 '일타 강사(1등 스타 강사)' 스펙이 화려한 건 당연지사다. 이름값에 영향을 미치기 떄문이다. 소위 'SKY' 학벌은 기본이라는 게 이 바닥의 정설이다. 그런데 후발 주자로 등장한 한 대입 강사의 비범한 경력이 화제다.
대한민국 사교육 일번지로 통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입시학원 홈페이지에는 특이한 경력의 자체 강사가 소개돼 있다.
영어 영역을 가르치는 A 강사(여)의 원래 직업은 외교관이었다. 그것도 대치동 일대 부촌의 '열공 모드' 학교라 내신 따기가 매우 힘든 S여고를 수석 졸업하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거쳐 외무고시에 최연소 합격한 수재다.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엄친딸 커리어다.
외시 합격 후 5급 외교관 생활을 하던 A 씨는 어느 날 전혀 딴 세상인 사교육시장에 이직했다.
진입 채널이 다양한 사교육업계에서도 A 씨처럼 이질적인 이력의 소유자는 드물다. 연봉 300억원을 받는 것으로 추산된 '일타 강사의 지존' 현우진(37) 메가스터디 수학 강사는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 수학과 차석 출신이라는 스펙을 자랑하지만 한 우물을 파 온 것이다.
A 씨는 과거 유튜브에서 "(외교관 업무가) 상상했던 거랑 너무 달랐다. 한국에서 근무할 때 출장 갈 일이 너무 많았다. 출장 때문에 생활이 너무 불안정해졌다"며 "예측 가능한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외교관을 하니 앞날이 예측이 안 됐다. 당장 일주일 앞도 계산이 안 섰다. 너무 스트레스였다"고 전직 배경을 설명했다.
또 "해외에서 고위급 인사가 방문하면 어떤 선물을 고를지 고민하는 것도 외교관의 일이었다. 이런 것도 안 맞더라. 일이 즐겁지 않으니 삶이 행복하지 않았다"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아침에 일어났는데 '아 출근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제 진짜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다"고 돌이켰다.
A 씨가 일타인지 이타(업계 2위), 삼타(업계 3위)인지 강사 등급은 불확실하다.
이 학원은 A 씨 외에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일반행정직에 8등으로 합격한 후 기획재정부 사무관으로 일하던 B 씨도 국어를 가르치는 등 엘리트 공무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한편 '일타'란 담당 과목에서 최고 매출을 기록한 강사를 칭하는 사교육업계 은어다. 과거엔 '업계 1위'를 일타로 봤지만, 메가스터디·이투스 등 온·오프라인 강의를 모두 제공하는 대형 입시학원이 늘면서 언제부터인가 '학원 내 매출 1등 강사'에게도 일타라는 호칭을 붙여 수강생 모집에 활용한다.
업계에서는 일타 강사의 평균 연봉 수준은 100억원대로 추산한다. 실력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는 터라 월급은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고, 학생들이 학원이나 인강(인터넷강의) 사이트에 지불한 강의료 일부를 일타 강사가 챙기는 정률제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