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팀 간판이었던 선수가 40억에 충격 이적 “이렇게 돼서 미안하고 슬퍼“
2024-11-2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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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고민하고 힘든 시간을 보낸 끝에 내린 결론”
두산 베어스를 떠나 kt wiz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허경민(34)이 이적 결정을 내리기까지 겪은 고뇌와 새 팀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두산 팬들에게 미안함을, kt 팬들에게는 감사함을 전하며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2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허경민은 이날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kt 팬 페스티벌’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적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결정이 쉽지 않았다"며 "kt는 가장 먼저 연락해왔고, 꾸준히 관심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kt의 진정성 있는 설득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kt에서 우승하기 위해 내가 꼭 필요하다고 말해줬다"며 "이 말이 나에게 정말 큰 힘이 됐다. 여러 고민 끝에 kt를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두산에서 15년간 프랜차이즈 선수로 활약했던 허경민의 이적 소식은 많은 팬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두산 팬들은 인터넷에서 허경민을 겨냥한 비판 댓글을 잇따라 올렸다.
허경민은 두산 팬들의 서운한 반응에 대해 "그동안 응원해주신 팬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내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오랜 시간 고민하고 힘든 시간을 보낸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두산 동료였던 정수빈에게 특히 미안한 마음을 털어놨다. "정수빈에게 가장 먼저 계약 소식을 알렸다"며 "내가 수빈이에게 함께하자고 여러 번 말했는데, 이렇게 돼서 미안하고 슬펐다"고 했다. 이어 "정수빈과 박건우(NC 다이노스)는 내가 힘들 때 큰 힘이 돼준 동료들이다. 정말 고마운 선수들이다"라고 덧붙였다.
허경민은 지난 8일 kt와 4년 최대 40억 원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2021년 첫 FA 자격을 얻어 두산과 7년 최대 85억 원에 계약한 바 있다. 당시 4+3년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고, 두산에 잔류하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추가로 20억 원을 받을 수 있는 옵션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를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와 kt를 선택했다. "상대 팀으로 만났던 kt는 빈틈없는 강팀이었다"며 "이강철 감독님이 맡겨주시는 역할에 따라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t에서는 3루수를 맡으며, 기존 3루수였던 황재균은 1루로 이동한다.
kt로 이적한 뒤 처음 팬들과 만난 자리에서 허경민은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그는 "오늘 팬 사인회에서 정말 많은 환영을 받았다"며 "긴장이 많이 됐는데, 팬들의 응원이 몸으로 느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kt 팬들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 최선을 다해 경기장에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허경민은 2009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 잡은 내야수다. 경기 수원시 출신으로 고교 시절부터 유망한 유격수로 주목받았다.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본격적인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2015년부터 주전 3루수로 도약하며 꾸준한 성적을 기록했다.
허경민은 '두산 왕조'의 핵심 멤버로 활약하며 2015년, 2016년, 2019년에 통합 우승을 경험했다. 그는 특히 2016년에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리그 최정상급 3루수로 자리 잡았다. 또한 2023년에는 KBO 리그 3루수 부문 수비상을 수상하며 뛰어난 수비 능력을 재확인시켰다.
2020년 첫 FA 자격을 얻어 두산과 4+3년 최대 85억 원에 계약을 맺었고, 2024년 FA 시장에 다시 나서 kt wiz와 4년 40억 원에 계약하며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