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보고 3번 다 울었어요”... 재개봉 2일 만에 박스오피스 1위 '휩쓴' 로맨스 영화
2024-11-23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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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CGV 재개봉, 기억을 잃은 소녀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청춘들이 인생 영화로 꼽는 작품이 관객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일 재개봉한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극장가에서 이어지고 있는 로맨스 영화의 인기를 한층 더 끌어올릴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영화는 22일 기준 독립영화 박스오피스 1위, 전체 영화 박스오피스 8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2년 처음 개봉한 이후 일본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국내 관객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왔고, 22일까지 누적 관객 수는 118만9336명을 돌파했다. 재개봉 이후에도 일일 관객 수가 2329명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CGV 관람객들은 다양한 감상평을 남기며 영화에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 번 보고 세 번 다 울었어요. 책으로도 정말 재미있게 봤던 작품이에요,"라며 원작 팬들의 반응이 이어졌고,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 운다는데, 이 영화 보고 그 기회 다 썼다는 댓글 보고 바로 예매했어요. 초반엔 안 슬펐는데 마지막 30분에서 눈물이 터졌어요. 남자 주인공의 순애보가 정말 대단했어요,"라는 평도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관람객은 "솔직히 저는 울지 않을 줄 알았는데 결국 울고 말았어요. 결말을 알아도 계속 보고 싶은 영화예요,"라고 전하며 영화의 재관람 욕구를 표현했다. 특히 "남주 눈빛이 잊히질 않아요"라는 의견처럼 배우들의 연기에 감탄하는 반응도 많았다.
◆ 기억이 사라지는 소녀와의 사랑
마오리(후쿠모토 리코)는 사고로 인해 매일 잠에서 깬 뒤 전날의 기억을 모두 잃는 상태가 됐다. 이야기는 그녀가 이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적인 전망으로 시작된다. 이후 우연히 만나게 되는 토루(미치에다 슌스케)와의 관계가 중심이 된다. 두 사람은 커플이 되지만,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세 가지 규칙을 정한다. 방과 후에만 만날 것, 연락은 간단히 할 것, 그리고 서로 사랑에 빠지지 않을 것. 이 규칙의 이유는 영화 후반부에서 밝혀지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여운을 준다.
마오리는 매일 기억을 잃기 때문에 일기를 써서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기억하려고 애쓴다. 그녀는 이 일기를 읽으며 기억을 잃지 않은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상태를 토루에게 들키고 만다. 토루는 이를 알고도 그녀를 떠나지 않고, "네가 기억을 잃는다는 걸 내가 알았다는 사실만 일기에 쓰지 않으면 된다"며 매일 그녀의 삶을 아름다운 기억으로 채워주겠다고 약속한다. 이런 토루의 배려 속에서 마오리는 삶의 의미를 서서히 찾아간다.
이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있게 만드는 또 다른 인물이 있다. 마오리의 가장 친한 친구 이즈미(후루카와 코토네)는 마오리가 가장 믿고 의지하는 존재다. 이즈미는 마오리의 기억 문제를 알고 있는 가족 외 유일한 사람이며, 두 사람의 관계를 이해하고 돕는다. 또한 토루의 누나이자 소설가인 니시카와 후미노(마츠모토 호노카)의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또 다른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 이즈미와 니시카와는 이야기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며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 감동적인 전개를 보여준다. 토루의 가족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그의 누나 니시카와 후미노와 관련된 사연이 밝혀지고, 이어서 토루 자신의 희생이 주요 사건으로 이어진다. 이런 전개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마오리가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도 토루와의 감정을 통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큰 감동을 자아낸다. 영화는 이즈미와 니시카와를 통해 잊힌다는 것과 기억된다는 것의 의미를 교차하며 사랑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원작 의존은 언제까지?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로맨스 영화는 침체기를 겪어왔다. 비슷한 서사와 반복적인 플롯이 많았고, 이는 관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며 흥행 부진으로 이어졌다. 반면 일본과 대만의 청춘 로맨스 영화는 이 틈을 파고들며 국내 관객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2022년 개봉 당시 약 20년 만에 일본 멜로 영화로 한국에서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또 다른 일본 영화 '남은 인생 10년'도 올해 재개봉해 56만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청춘 로맨스 장르는 10대에서 30대 관객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꾸준히 개봉되고 있다. 이는 한국 영화계에도 영향을 미쳐 최근 개봉한 '청설'이 16일 만에 60만 관객을 돌파하며 좋은 성과를 냈다.
다만, 한국 로맨스 영화는 리메이크작이거나 원작 소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제작비를 안정적으로 회수하려는 선택으로 보인다. 성공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안정성과 기존 팬덤의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창의적인 새로운 스토리를 발굴하지 못하는 점은 분명한 단점이다. 이 같은 방식이 장기적으로 영화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제는 창의성을 더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일별 박스오피스 순위 (2024.11.22.)>
1위. 위키드
2위. 히든페이스
3위. 글래디에이터2
4위. 청설
5위. 베놈: 라스트댄스
6위.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더 무비: 유어 넥스트
7위. 사흘
8위.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9위. 아마존 활명수
10위. 캐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