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쇼크 오는데…서울 한복판서 영아 손가락 2개 절단, 병원 15곳 “못 받는다”

2024-11-2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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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당한 A군, 오후 9시 돼서야 접합 수술받아

서울 한복판에서 생후 18개월 영아의 손가락 2개가 절단됐는데도 병원 15곳에서 거부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지난 16일 오후 1시 47분께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A군(1)이 어머니 B씨(36)와 함께 걷다가 '차량 통행금지'라고 쓰여 있던 철제 입간판에 부딪혀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A군의 오른손 중지와 약지가 입간판에 끼여 잘려 나갔다. 이 소식은 22일 동아일보를 통해 전해졌다.

구급대원은 B씨가 119에 신고한 뒤 5분도 채 되지 않았을 무렵 도착했다. 하지만 구급대가 문의한 병원 15곳은 A군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왔다. 병원 수용 거부가 계속되자 A군을 태운 구급차는 출발도 하지 못한 채 서 있어야 했다.

수용을 거부한 병원 중에는 상급종합병원 4곳도 포함돼 있었다. 바로 한양대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등이었다.

한양대병원은 정형외과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려 왔고 서울대병원은 손가락 접합 수술을 할 수 없다고 밝혀 왔다. 서울아산병원은 환자가 너무 어려서 안 된다고 했고 고려대안암병원은 진료를 볼 의사가 없다고 통보해 왔다.

종합병원인 의정부성모병원 역시 진료를 볼 수 있는 의사가 없다며 거부했다. 수용 거부 의사를 밝혀 온 다른 나머지 병원들은 규모가 작은 중소 병원들이었다. 이들 중엔 "마취약을 세게 넣으면 위장에 있던 음식물이 역류해 기도를 막을 수 있다"라는 이유로 수용을 거부한 곳도 있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한 구급대원은 "아이 출혈이 심해 쇼크 직전으로 생명이 위험할 뻔했던 상황이라 거리가 먼 지방 병원은 고려할 수 없었다"라며 "서울 상급병원은 물론이고 수도권 내 대부분의 접합 병원은 다 수용을 거절했다"라고 매체에 말했다.

B씨는 "응급실 뺑뺑이는 뉴스에서만 봤는데 직접 겪어 보니 심각했다"라며 "다급해서 구급대원과 함께 전화를 돌리며 수용이 가능한 병원들을 직접 알아봤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A군은 사고 당일 오후 3시께 서울 송파구 뉴스타트병원에 도착해 수술 사전 준비를 거쳐 오후 9시 접합 수술을 받고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