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20년 만에"... 최고 시청률 29% 한국이 낳은 인생 드라마, 극장판으로 돌아왔다
2024-11-22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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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보면 빠져나올 수 없는 후유증이 심각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영화로 재탄생한다. 22일 멀티플렉스 극장 CGV는 전국 6개 지점에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감독판을 상영한다.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20년 만에 다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릴 준비를 마쳤다.
수많은 명대사와 명장면을 남긴 이 작품은 당시 ‘미사 폐인’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는 극장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웨이브가 진행 중인 ‘뉴클래식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 ‘[감독판] 미안하다, 사랑한다 2024’는 원작의 16부작을 6부작으로 재구성해 더욱 농밀한 스토리를 선보이며, 화질과 음질을 대폭 개선했다.
◆ 정경호와 전혜진의 풋풋한 매력
이 드라마는 당시 신인이던 정경호와 전혜진이 주연으로 나섰다. 두 배우의 초창기 활약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정경호는 극중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 ‘최윤’ 역을 맡아, 천재적인 음악 감각과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을 선보였다. 최윤은 비극적인 운명에 얽혀, 친동생 차무혁(소지섭)과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정경호는 드라마 속 노래 장면을 직접 소화했고, OST ‘소중한 사람’도 직접 불렀다. 제대 후 팬미팅에서 이 곡을 부르며 등장한 일화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혜진은 차무혁의 쌍둥이 누이 ‘윤서경’을 연기했다. 서경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지적 발달이 멈춘 인물로, 성인이 된 뒤 무혁과 재회하며 가족의 애틋함을 그려냈다. 특히 서경이 무혁을 ‘외삼촌’이라 부르는 모습과 그의 비극적 결말을 전혀 모르는 천진난만함이 시청자의 눈물을 자아냈다.
◆ 호주에서 시작된 드라마의 전설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호주 로케이션 촬영으로도 주목받았다. 첫 화와 마지막 엔딩을 함께 찍은 것은 당시에도 큰 화제였다. 멜버른 거리에서 촬영된 무혁과 은채(임수정)의 운명적 만남은 드라마를 상징하는 명장면이 됐다.
소지섭과 임수정의 스타일링 역시 화제가 됐다. 소지섭은 폭탄 머리와 헤어밴드로 독특한 매력을 뽐냈고, 임수정의 레인보우 스웨터와 어그 부츠는 2000년대 초반 패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어그 부츠는 이후 겨울철 필수 아이템이 됐다.
촬영 당시 스타일링에 대해 이형민 감독은 "두 배우의 의상이 촬영 당시에는 낯설었지만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다"며 "배우들과 스타일리스트가 대단했다"고 밝혔다.
◆ 눈물로 남은 결말, 20년간 이어진 여운
2004년 방영 당시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을 비극적 사랑의 깊은 감정 속으로 끌어들였다. 하지만 너무나 큰 인기로 인해 결말이 유출되며 스포일러 논란이 일었다. 작가는 마지막 회가 방송되기 전, 결말을 수정할지 고민했다고 전해진다.
결국 드라마는 처음 기획 의도대로 비극적이고 강렬한 엔딩을 유지했다. 제목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마지막 대사로 등장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번 감독판은 이 명작을 처음 접하는 새로운 세대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웨이브는 이 작품을 포함한 ‘뉴클래식 프로젝트’의 일부로 ‘겨울연가’, ‘꽃보다 남자’, ‘쾌걸춘향’도 4K 화질로 복원해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