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상가 화장실에 놓인 가방에서 '탯줄' 달린 여자 아기가... 현재 아기 상태도 전해졌다

21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쯤 의정부시의 한 지하상가 화장실에 방치된 가방 안에 아기가 있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화장실에서 가방 안에 울고 있던 여자 아기를 발견했다. 아기는 탯줄이 달린 상태였지만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장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인하며 수사에 착수해 곧바로 의정부시 내 주거지에서 베트남 국적의 19세 여성 A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A씨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통역을 배석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월부터 시행된 개정 형법에 따라 처벌이 강화된 영아 유기죄와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기존 형법은 영아유기죄와 영아살해죄를 일반 유기죄나 살인죄보다 낮은 형량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과거에는 직계존속이 치욕을 숨기거나 양육 불가능을 예상하는 등의 이유로 영아를 살해하거나 유기한 경우 일반 살인죄나 유기죄보다 감경된 처벌을 받았다. 예컨대, 일반 살인죄는 사형, 무기징역, 혹은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었고, 존속살해죄는 사형, 무기징역, 혹은 7년 이상의 징역을 규정했다. 반면 영아살해죄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그쳤다.

유기죄도 상황은 비슷했다. 일반 유기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존속 유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아유기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그쳐 처벌 수위가 훨씬 낮았다.

그러나 개정된 형법은 영아유기와 영아살해를 각각 일반 유기죄 및 살인죄와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아기를 유기하거나 살해한 경우에도 일반적인 범죄와 같은 형량이 적용되며, 법적 형평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