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감독 교사들, 열악한 근무환경 속 인권침해 호소

2024-11-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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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의 열악한 환경과 개선 요구
합리적인 감독 체계 필요

‘수능 종사 요원 인권 보호를 위한 현장 실태조사’ / 세종교사노동조합
‘수능 종사 요원 인권 보호를 위한 현장 실태조사’ / 세종교사노동조합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세종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은지, 이하 세종교사노조)은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과 함께 ‘수능 종사 요원 인권 보호를 위한 현장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10월 15일부터 11월 5일까지 세종 지역 중·고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총 85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수능 감독 교사들이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와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겪고 있는 실태가 확인됐다.

응답자의 97%는 수능 감독 중 인권 침해를 걱정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 중 83%는 ‘매우 그렇다’고 응답했다. 최근 3년간 인권 침해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경험했다는 응답도 20%에 달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감독관 강제 동원, 연속 감독으로 인한 점심시간 및 화장실 이용 제한, 부정행위 적발 후 보호자의 소란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이 있었다.

수능 감독은 정서적 부담과 함께 극심한 신체적 피로를 동반했다. 부동자세로 장시간 서 있어야 하는 감독 업무로 인해 허리 통증, 소화 불량, 하지 정맥류 등의 신체적 문제가 발생했다는 응답이 다수였다. 한 교사는 기침을 참으며 감독하다가 민원으로 교육청 조사를 받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했다.

또한 감독 선정 방식과 시수 배정의 불합리함도 큰 문제로 지적됐다. 응답자의 85%는 감독 선정 방식에서 인권 침해 요소가 있다고 답했다. 저경력 순 강제 차출, 건강 문제로 인한 감독 제외 시 서류 제출 강요, 맞벌이 교사 부부의 감독 배정으로 인한 자녀 돌봄 문제 등이 대표적 사례였다. 감독 시수에 대해서는 95%가 불합리함을 느꼈다고 답했으며, 장시간 연속 감독으로 인해 쉬는 시간조차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세종교사노조는 수능 감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교사 외 공무원이나 대학 교직원 등 외부 인력을 활용하여 감독 인원을 확대함으로써 교사의 연속 감독 부담을 줄이고 휴식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실적인 감독 수당 조정과 합리적인 보상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현재 감독 수당은 17~19만 원으로,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이어지는 고강도 업무를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민원 대응 체계와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 구축도 요구됐다. 교사들은 수능 감독 업무 중 발생한 민원과 소송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없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청과 교육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은지 위원장은 “교사들의 고충을 외면하지 말고 교육부와 교육청이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세종교사노조는 앞으로도 수능 감독 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