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과 충격 무승부 한국, 그런데 '같은 날' 일본은 중국을 상대로…
2024-11-2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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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축구 오랜 라이벌 한국과 일본…대조적인 월드컵 예선 성적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 팔레스타인과 다시 한번 무승부를 기록하며 연승 행진이 4경기에서 멈췄다. 국내 축구팬들은 악몽 같은 충격의 무승부가 또 재현됐다며 실망감을 크게 드러내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19일(한국 시각)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6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1 대 1로 비겼다.
이날 결과로 한국은 월드컵 예선 5연승에 실패했으나, 여전히 6경기 무패(4승 2무·승점 14)를 이어가며 조 선두 자리를 지켰다.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서도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한국은 이 '리턴 매치'에서도 승리를 가져오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이번 경기로 2024년 A매치 일정을 마무리했으며, 내년 3월 홈에서 열리는 오만, 요르단과 월드컵 예선 두 경기를 통해 본선행 조기 확정을 노릴 계획이다.
팔레스타인은 3무 3패(승점 3·골득실 -4)로 B조 6개 팀 중 5위에 머물렀다. 피파 랭킹 22위인 한국으로서는 예선에서 다시 한번 하위 랭킹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점이 뼈아팠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지난 경기와 동일한 베스트11을 기용했다. 최전방에는 오세훈(마치다)이 나섰고,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좌우 날개를 맡아 공격을 주도했다. 이재성(마인츠)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박용우(알아인)가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포백 수비라인은 이명재(울산), 김민재(뮌헨), 조유민(샤르자), 설영우(즈베즈다)로 구성됐으며,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공세를 몰아친 한국은 전반 12분 팔레스타인 압박에 의해 선제골을 내줬다. 김민재가 조현우에게 내준 패스가 짧아지며 자이드 쿤바르가 이를 가로채 골로 연결했다. 불안한 출발을 보인 한국은 곧바로 해결사 손흥민이 구해냈다. 전반 16분, 이재성이 감각적인 원터치 패스로 손흥민에게 연결했고, 손흥민은 침착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는 손흥민 A매치 51호 골로, 황선홍(50골)을 넘어 A매치 통산 득점 순위에서 단독 2위에 올랐다. 1위는 차범근(58골)으로, 손흥민과는 이제 7골 차이다.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한 해 자신의 A매치 최다 골(10골)을 경신하기도 했다.
한국은 이후에도 역전을 위해 총공세를 펼쳤다. 전반 23분 이명재 크로스를 받은 오세훈이 헤더를 시도했지만, 공은 골대를 넘겼다. 전반 29분에는 손흥민이 프리킥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들어서도 공격은 계속됐다. 후반 3분 손흥민 감아 차기 슈팅과 후반 8분 황인범 슈팅이 모두 골문을 외면하며 아쉬움을 더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자 후반 19분 홍 감독은 오세훈을 빼고 주민규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추가 득점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고, VAR 판정으로 손흥민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선언된 것은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반면 같은 날 일본은 팔레스타인전보다 두 시간 앞서 열린 중국과 C조 6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조 선두를 굳혔다. 일본은 승점 16(5승 1무)을 기록하며 한 경기 덜 치른 2위 호주(승점 6)와 격차를 10점으로 벌렸다.
이날 경기에서 중국은 협력 수비와 강한 압박으로 일본을 흔들었으나, 일본은 빈틈을 놓치지 않고 차분히 기회를 살려 승리를 거뒀다. 중국은 상승세를 타며 반등을 노렸으나, 일본이라는 강팀 앞에서 다시 무릎을 꿇었다. 승점 6(2승 4패)에 머무른 중국은 조 5위로 추락하며 본선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축구에서 오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경기력을 기준으로 보면 양 팀 간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모양새다. 한국이 하위 랭킹 팀을 상대로 고전하는 사이, 일본은 꾸준히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여정에서 한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