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후보자 “휴대폰에 TV 기능 넣어서 각 휴대폰마다 수신료 징수해야”
2024-11-1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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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휴대폰이 4대 있으면 수신료 4배 내냐? 정신 나간 소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야당 의원들이 휴대전화에 TV 직접수신 기능을 추가해 수신료 수입을 늘리겠다고 밝힌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의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후보자는 KBS 이사회에 제출한 경영계획서에서 휴대전화에 TV 직접수신 기능을 추가하면 KBS가 수신료 징수와 범위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18일 열린 과방위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 발상을 두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KBS가 마음대로 휴대전화 제조사들에 TV 직접수신 기능을 넣으라고 할 수 있나? 제조사와 논의조차 안 했을 텐데 이런 계획을 경영계획서에 적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방송법 64조에는 수신료 대상이 '텔레비전 방송을 수신하기 위한 텔레비전 수상기'로 명시돼 있다. 현실성 없는 계획을 내놓은 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가 BBC 사례를 언급하며 반론하자 최 위원장은 "그렇다면 BBC 사장을 하시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에 박 후보자는 "현 상황에선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모바일 기기로 재난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그 근거로 수신료 부과를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자 발상을 더욱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한 가정에 TV가 한 대 있으면 수신료를 한 번 내는데 가족이 4명 있으면 휴대전화 4대에 각각 수신료를 부과하겠다는 건 정신 나간 소리다. 사람들이 그걸 받아들이겠나? 이런 게 어떻게 경영 전략인가"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다음 날인 19일 열린 청문회에서도 관련 논란은 이어졌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는 수신료 징수 체계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선 입장을 거부했다"며 "수신료 법적 보장이 없는데 어떻게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하겠다는 건가? 휴대전화 직접수신 기능 이야기를 하셨는데, 방송법 64조에 따르면 이는 텔레비전 수상기에만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수신료 안정화는 KBS의 중요한 과제다. 국회에서 법률을 통해 제도를 개선해 주신다면 협의할 의사가 있다"고 답하면서도 "현재는 수신료 분리징수 결정과 헌법재판소 판결을 고려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