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수모... 폭발한 한국 대표팀 코치의 입에서 선수들 뼈 때리는 발언 나왔다
2024-11-1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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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트리플A에도 미치지 못한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한국 야구대표팀 투수 코치를 맡은 최일언이 한국 야구의 현재 수준에 대해 냉정한 진단을 내렸다. 그는 “한국 야구는 트리플A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선수들의 훈련 방식과 정신 자세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한국 대표팀은 호주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대만과 일본에 패했지만,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호주를 상대로 3승 2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조 3위에 그치며 슈퍼라운드(4강) 진출엔 실패했다. 4강 진출 실패는 이번이 처음이다.
호주전 후 인터뷰에서 최 코치는 한국 야구의 현실을 냉정히 진단했다. 그는 “무조건 육성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 투수들은 공을 던지지 않는 문화에 젖어 있다”며 “컨트롤이 좋아지려면 공을 더 많이 던져야 한다. 변화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것도 반복 훈련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웨이트트레이닝도 꾸준히 해야 한다. 근력과 밸런스를 잡아야 부상 없이 안정적인 투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 코치는 지금 한국 프로야구의 수준은 트리플A에도 못 미친다다고 했다. 그는 “트리플A 출신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 리그에서 1, 2선발을 맡고 있는데, 예전에는 그 자리를 국내 에이스들이 차지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류현진, 윤석민, 김광현 같은 선수들은 팀의 1선발로 외국인 투수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냈는데 이제는 각 팀에 토종 에이스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라며 “이 흐름을 바꾸지 못하면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트리플A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하위 리그인 마이너리그 야구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가진 리그다. 마이너리그는 싱글A, 더블A, 트리플A 총 3개의 리그로 구성돼 있다. 트리플A는 MLB로 올라가기 위한 마지막 단계로 여겨진다. 선수들은 보통 싱글A부터 시작하여 실력을 인정받으면 상위 리그로 승격하게 되며, 트리플A까지 도달한 선수들은 MLB 콜업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몇몇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준 점은 긍정적이었다. 타자 김도영(21·KIA)은 타선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투수진에서는 김서현(20·한화), 박영현(21·KT), 김택연(19·두산) 등이 미래 대표팀의 핵심 자원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김서현은 4경기에 출전해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최 코치는 김서현의 투구뿐 아니라 경기 자세도 칭찬했다. 그는 “서현이가 경기에 나서고 싶어 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합숙 첫날부터 적극적으로 나섰고 호주전에서도 본인이 원해서 8회에 투입했다”며 “이런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 코치는 젊은 선수들이 현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 조금 던졌다고 만족하면 안 된다.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며 “투수로서 전성기를 맞이하려면 30세까지 꾸준히 훈련하고 자신을 단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영현은 개인 훈련 욕심이 많아 작년보다 성장했다. 그러나 김택연은 비교적 목표의식이 약하다”며 “이 상태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되기 어렵다”고 냉정히 평가했다.
최 코치는 앞으로 다가올 국제 대회 준비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6 WBC와 2028 LA 올림픽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일본처럼 강력한 팀들과 경쟁하려면 더 많은 연습과 체계적인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코치는 “과거 WBC에서 한국 투수들이 일본 및 메이저리그 투수들과 비슷한 수준을 보여줬지만, 지금은 차이가 크다”며 “앞으로는 더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선수들이 이에 맞춰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코치는 마지막으로 “한국 야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팀 전체가 육성에 힘써야 한다”며 “트리플A에서도 최고의 선수가 되지 않으면 메이저리그로 올라갈 수 없다. 우리도 그 정도 수준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