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씹어도 임산부의 조산율·저체중아 출산 확률 낮춘다”
2024-11-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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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질환이 조산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임신 중 잇몸 질환이 조산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최근 자일리톨 껌이 조산율과 저체중아 출산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 부교수인 그렉 발렌타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메드'를 통해 자일리톨 껌을 씹은 임산부 그룹에서 저체중아 출산 확률이 30%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세계에서 조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인 말라위에서 1만명 이상의 임신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2015년 5월~2018년 10월 약 3년 동안 임신부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했다.
한 그룹은 자일리톨 껌을 씹고, 다른 그룹은 기존의 치료 방법을 따랐다. 연구 결과, 자일리톨 껌을 씹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조산율이 24%, 저체중아 출산율이 3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임신 중 치주질환이 조산과 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2배에서 3배까지 높일 수 있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 치주질환은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구강 내 박테리아가 혈류를 통해 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됐다.
연구팀은 치아 플라크(치아에 끼는 찌꺼기) 1mm³에 약 1억개의 박테리아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박테리아들이 몸의 다른 부위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임신부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발렌타인 박사는 “치주질환이 조산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말리위의 경우 임신부의 약 70%가 잇몸 질환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 연구는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주질환은 규칙적인 양치질 정도로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발렌타인 박사는 "말라위 같은 국가는 물자, 의료 지원, 식수 등이 부족해 양치질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자일리톨은 천연 알코올 감미료로, 껌, 사탕 등에 대체당으로 사용된다. 자일리톨은 치주질환과 관련된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고, 잇몸의 염증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자일리톨은 섭취 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지난 6월 국제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껌, 사탕, 치약 등에 함유된 자일리톨 수치가 높을수록 심장마비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본사를 둔 비영리 학술 의료 센터인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진은 미국과 유럽에서 3000명 이상의 실험 참가자를 추적 관찰했다. 이중 절반은 심장병 병력이 있었고 거의 모든 참가자가 심장병에 대한 위험 요소가 최소한 몇 개 있었다.
참가자들의 혈액 내 자일리톨 수치를 측정한 결과, 수치가 가장 높은 참가자들은 수치가 가장 낮은 참가자들에 비해 3년 동안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이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연관성을 더 이해하기 위해 쥐에게 자일리톨을 주입하고 자일리톨이 심혈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 자일리톨은 혈소판 활성화를 유발해 혈액 응고를 증가시켰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심혈관 및 대사 과학회장이자 논문의 수석 저자인 스탠리 하젠 박사는 “심장병 병력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자일리톨 수치는 미래의 심장 질환을 예측했다”며 “심장병과 관련해 자일리톨이 콜레스테롤과 유사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