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몰래 코인에 1억 투자했다가 홀딱 잃어... 수천만원 빌려 또 넣었다가 들켜버렸습니다”

배우자 몰래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에 1억 원을 넘게 투자하며 빚을 지게 된 경우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

최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소개된 한 사연을 통해 이와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사연의 주인공 A 씨는 남편 몰래 암호화폐에 투자하다가 원금을 크게 잃은 후 빚까지 지게 됐고, 이로 인해 부부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했다.

자식이 없는 A 씨 부부는 맞벌이라 모은 재산이 꽤 있다. 남편은 결혼 전 부모님이 돌아가시며 상속받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다.

A 씨는 부모님이 자기 명의로 구매한 아파트가 있었지만, 이 사실을 남편에게 말하지 않았다.

A 씨 명의의 아파트에 살고 있던 A 씨 부모님은 시골로 내려가 살고 싶어 했고, 아파트를 결혼한 남동생에게 주려고 했다. 하지만 남동생은 거리가 멀어 살지 않겠다고 했다.

결국 가족 회의 끝에 아파트를 팔게 됐고, A 씨 부모님은 A 씨에게 1억 원을 줬다. A 씨는 이 1억 원을 코인에 투자, 잠깐 이익을 봤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A 씨가 투자한 코인이 폭락하며 큰 손실을 보게 됐다.

A 씨는 손실을 복구하고자 3000만 원을 추가로 대출받아 다시 코인에 투자했다. 이때 남편이 우연히 대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둘 사이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A 씨는 부모님에게 1억 원을 받은 사실과 빚을 낸 사실을 남편에게 숨겼고, 이를 알게 된 남편은 A 씨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하며 이혼을 요구했다.

A 씨는 남편에게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경내 변호사는 "부모님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사실을 남편에게 알리지 않은 것 역시 이혼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 씨가 배우자 몰래 3000만 원을 대출받아 암호화폐에 투자한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박 변호사는 "재산 상태에 대해 솔직하지 못해 신뢰를 잃은 것은 민법 제840조 제6호에 따른 예외적인 이혼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두 사람이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3000만 원의 빚이 생계에 큰 문제를 일으킬 정도가 아니라면 그 자체로 이혼 사유가 성립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A 씨가 남편에게 숨긴 사실들로 인해 신뢰가 손상된 만큼 혼인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변호사는 "만약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부관계가 악화하고, 혼인 관계의 파탄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이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또 "결혼 후에 A 씨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1억 원은 부부 공동재산으로 볼 수 있으며, 남편이 상속받은 아파트에 대해서도 A 씨가 기여도를 주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