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으로 원정 출산 갔다가 사망한 아내, 병원은 불과 5분 거리였다
2024-11-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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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령 괌에서 원정 출산을 한 30대 여성
이른바 '원정 출산'을 하러 갔던 한국인 산모가 사망했다.
최근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원정 출산 사망 사례가 전해졌다.
원정 출산이란, 외국에 가서 아이를 낳는 경우를 뜻한다. 만약 미국령에서 태어나면 그 아이는 미국 시민권을 부여 받고, 남자 아이라면 군 면제가 되기도 한다.
MBC는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괌 현지에는 한국인 산모들이 다수 머무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7월 30대 산모 A씨는 괌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그런데 출산 12일 만에 평소 머무르던 리조트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A씨 부부는 괌으로 이민을 계획하며 원정 출산을 알선하는 국내 업체를 통해 출산 한 달 전 괌으로 향했다.
현지 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한 A씨는 다음 날 퇴원해 리조트에서 머무르다가 숨진 것이다.
부검 결과, A씨의 사인은 폐색전증과 혈전증이었다. 폐색전증은 혈전이 폐동맥으로 들어가 폐동맥을 막는 경우 발생하며, 제왕절개 수술 후 48시간 이내 빈발하지만 간혹 1달 뒤에도 일어날 수 있다.
미즈메디 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김민형 씨는 MBC와 인터뷰에서 "제왕절개를 하면 혈전, 색전증 등이 생길 수 있어 의료진이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조기에 치료가 들어갈수록 사놈의 예후가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 보통 5일 정도 병원에 머무른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의 경우는 괌에서 출산을 하고 바로 퇴원했다.
그의 남편은 산후도우미가 산모를 24시간 돌본다는 업체 측 말을 믿고 업무차 국내로 돌아왔다.
남편은 "10년, 20년 된 베테랑 산후도우미이고 안전에 대해서도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수차례 얘기를 했기 때문에 믿었다"라고 토로했다.
A씨가 이상 증세를 느낀 건 출산 11일째, 사망 하루 전이었다. 그는 남편에게 "약을 먹어도 두통이 사라지지 않고 눈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A씨 남편은 산후도우미와 현지 관리인에게 여러 차례 연락해 아내를 병원으로 데려가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다음 날 오전 9시쯤, A씨는 리조트 방에서 홀로 숨졌다.
병원은 리조트에서 차로 불과 5분 거리에 있었지만, A씨 사망 전까지 돌본 사람도 없었고 병원에 데려간 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원정출산 알선 업체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A씨 남편은 "아이와 둘이 나가서 살 수도 없고, 이제 와이프가 없어 모든 게 다 불가능해졌다"며 "시민권도 무의미해졌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모든 게 한순간 엉망이 됐다"고 가슴을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