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 건 인정…그래도 천천히 나이 들고 싶다"
2024-11-1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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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노화 트렌드, 관련 상품 불티나게 팔려
건강을 키워드로 내건 제품들이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계층을 막론하고 '저속노화' 열풍에 빠져들면서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저속노화는 말 그대로 '나이 드는 것'을 늦춘다는 의미로, 자연스러운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생활 습관을 개선해 '천천히 나이 드는 방법'을 찾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저속노화 트렌드에 주목하는 이들이 급증하며 관련 시장이 폭풍 성장하고 있다. 와디즈가 자사 플랫폼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푸드 분야 펀딩·프리오더에서 건강 기능 식품 거래액이 월평균 66% 늘었다.
특히 혈당 관리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사과 식초 '애사비' 제품 펀딩·프리오더 거래액은 전년 대비 30배 급증했다. 와디즈 푸드 전문 PD는 "이전에는 애사비 자체에 관심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어떻게 하면 더 높은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지 따져보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저속노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편의점 GS25는 설탕을 넣지 않은 '제로밥상' 간편식 2종을 출시했고, CU는 건강 견과 차별화 브랜드 'Get Natural'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CJ제일제당도 햇반 ‘라이스플랜’ 2종과 렌틸콩현미밥+, 파로통곡물밥+ 등을 출시했는데, 이는 저속노화에 특화된 즉석밥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커지자 개발된 상품이다.
대표적인 건강 관리 제품인 제로 시장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최근 3년간 GS25에서 판매된 저당, 저칼로리, 제로슈거 등 제품군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2년 93.3%, 2023년 126.3%, 2024년 8월 기준 77.9%로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뷰티업계도 노화 방지에 효과적인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이너뷰티 브랜드 바이탈뷰티는 '슈퍼콜라겐 올인원 부스터' 신제품을 선보였고, LG생활건강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생활정원’은 ‘비피움 레티놀 콜라겐’을 내놓았다. 올리브영의 올해 상반기 저속노화 관련 상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70%가량 늘었다.
국내에서 '저속노화' 키워드를 유행시킨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식사를 통해 뇌 늙는 속도를 4분의 1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속노화가 떠오르면서 관련 시장에서 안 좋은 것 '빼기'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며 "식품과 뷰티 전반을 아우르는 키워드인 만큼 다양한 제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속노화 시장의 성장 배경에는 현대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노화와 관련된 질병 예방과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저속노화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외모 관리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개선하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다.
또한, 저속노화 제품의 인기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건강한 노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저속노화 제품의 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