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이 남편을 경찰에 고발 "남편이 여직원을 모텔로 데려가서..."

14일 자 조선비즈, JTBC '사건반장'의 보도를 종합하면 김가네 사장을 지낸 바 있는 박 씨는 김 회장의 성범죄 및 횡령 혐의에 대한 고발장을 지난 7월 서울 성북경찰서에 접수했다.

고발장엔 김 회장이 지난해 9월 22일 회식 자리에서 피해 직원에게만 2차 회식을 갖자고 요구한 뒤 인근 유흥주점에 데려가 양주를 권했다고 적혀 있다. 또 김 회장이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직원을 모텔로 데려가 강제 추행하고 성폭행을 시도하고, 도망가려는 피해 직원에게 "부장으로 승진시켜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회유했으며, "남자 친구가 있느냐. 내가 종종 연락하겠다"라고 말했다고 적혀 있다. 사건 발생 닷새 뒤인 9월 27일 김 회장은 피해자와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피해 직원은 신고하려 했지만, 김 회장 지인이 그의 휴대 전화를 갖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직원은 직장을 잃을까 봐 두려워 마지못해 합의했다. 김 회장은 그때부터 "(피해 직원이) 먼저 유혹했다. 꽃뱀이다"라고 말하며 2차 가해를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장에는 성범죄 외에 횡령 혐의도 포함돼 있다. 김 회장이 피해자와의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 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담겨 있다. 그는 회사 명의 계좌에서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수억 원을 송금해 이 자금을 합의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회장 측은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면서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이미 경찰에 충분히 소명했다”고 조선비즈에 밝혔다.

김 회장은 성폭행 사건 발생 약 7개월 후인 지난 4월 김가네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됐다. 이후 그의 아들 김정현 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 회장이 박 씨에게 고발당한 것은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인 지난 7월이었다.

김 회장은 지난 8월 박 씨를 36억 원 상당의 횡령과 배임 혐의로 맞고소했다. 그는 박 씨가 2013년부터 최근까지 회삿돈을 가지급금 명목으로 빌려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박 씨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음식점에 김가네의 물품을 공급받고도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씨 측은 “횡령·배임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매출이 393억 원인 김가네는 비상장 회사다. 지분 99%를 김 회장이 갖고 있다. 이 지분을 둘러싸고 김 회장, 아내 박 씨, 아들 김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