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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귀환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 이재오 귀환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정세균의 참패
- 조회1366 댓글0 추천0 2010.07.29 10:46
나우앤댄
전국 8곳에서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참패했다. 한나라당 실세 정치인 이재오의 화려한 복귀가 빛이 나지 않을 정도로 민주당의 '눈부신' 참패가 돋보인다. 당초 접전 예상됐던 서울 은평, 인천 계양, 충북 충주, 충남 천안을에서 힘도 못써보고 패한 것도 모자라, 이광재의 눈물이 줄줄 흐르는 철원, 화천에서도 졌다.
반면 2년전 총선에서 깜놀 낙선했던 이재오 전 원내대표는 장엄하게 원내복귀에 성공했다. 여권 심장부에서 가슴 쓸어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친이.친박으로 나뉜 데다, 나눠진 친이는 형님 쪽으로 쏠려있던 한나라당의 당내 이중 변형 구조가 곧 요동칠 전망이다.

역시 화제는 이재오 당선자의 일성. “나를 도우려면 한강을 넘지 마라”고 했던 이재오의 이번 재보선 해석은, “집권 여당이 힘을 내서 정치를 좀 잘하고, 경제를 좀 살리고, 서민들 즐겁게 살게 해 달라.. 뭐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였다. 그간 정치를 잘 못했다는 얘기다. 그는 지난 2년간 정치에서 뭐가 잘못했다고 여기는 것일까, 그의 속내는 여권 정치지형에 급속하게 반영될 것으로 보이고 당장 다음 주부터 파형이 형성될 것 같다.
여권의 핵심부에 우뚝 선 이재오 의원이 바로잡으려 하는 ‘그간 잘못된 정치’는 이상득 의원을 중심으로 한 영포라인에 대한 견제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사찰 대상이었던 정두언, 정태근, 남경필.
이미 기소돼 재판 진행 중인 공성진, 현경병 의원은 모두 이재오 의원과 각별한 사이다. 2008년 3월 대통령 형님의 ‘공천반납’ 요구하며 여당 의원 55명의 서명을 이끌어낸 힘의 시원이 이재오인 건 비밀도 아니고, 앞에 거론된 의원들이 모두 서명을 주도했던 인물인 것을 우연으로 이해한다면 정치를 볼 줄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귀환한 실세’의 첫 정치과제는 권력주변을 감싼 형님계보의 힘을 빼서 소위 친이재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점에서 친박과의 싸움은 중장기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럼 친박과는 원만하게 지낼까. 당장 부딪히지 않을 걸로 보는 시각이 많다. 우선, 친이계 내부단속에 주력하면서 서서히 정치적 역량축적을 위한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박근혜 전대표 진영에 협조를 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소한 친이재오 친박 대립 양상은 조만간 없을 거란 얘기다. 이재오계의 친이계 평정이 끝나는 날, 시작할 친박과의 숙명적 대립을 위해 기다리면서 친이 신주류는 다음 대권주자를 선정, 부각하는 물밑작업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게 누구일지 관심이다. 김문수 경기지사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재보선이 민주당에 주는 충격은 더 즉각적이다. 지난 2년 ‘해방 이후 최약체 제1야당’소리 들어왔던 정세균 대표체제는 다소 충격적인 퇴장을 맞았다. 정세균 대표의 ‘최선’ 발언이 논란이다. 정 대표는 8곳 판세 드러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국민 여러분들 뜻을 잘 받들겠”고 했다. 당 안팎에선 “뭐라고? 최선을 다했다고?”라는 반문이 천둥소리처럼 들린다. 쇄신파는 당장 회의를 열어 지도부 전원 즉각 사퇴를 요구할 태세이다.
이들의 논리는 이번 재보선 패배는 정세균 체제가 다음 전당대회 당권을 다시 잡기 위해 소당파적 이해관계를 챙겨주는 ‘뒷거래공천’을 한 결과라는 것이다. 6.2지방선거에서 확인된 국민의 권력견제 열망을 관료적 당운영과 소심공천 행태로 허공에 날렸다는 거다. 특히 은평을 공천은 당권경쟁을 염두에 두고 당내 특정계파의 환심을 사려다가 벌어진 공천참사라는 주장이다. 낙승 예상되던 인천 계양에도 송영길 시장의 추천을 꺾고 당지도부가 공천한 인물이 패했고, 안희정 지사의 승리를 견인했던 천안을에서도 지도부가 공천한 인물이 한나라당에 패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지도부의 책임이란 논리를 펴고 있다.
이미 7월6일 임기가 끝났지만 ‘재보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당규에 없는 대표직 연장을 했던 정세균 의원의 대표직은 끝난 것과 다름없다. 정 대표는 선거결과 평가하는 당 회의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공천실패를 패인으로 규정했다. 문희상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의 후속조치와 원내대표 중심의 당운영이 예상된다.
전당대회는 9월12일 전후로 알려져 있다. 당권 주자들은 더 이상 자신의 의도를 감출 수가 없어, 조만간 출마선언이 이어질 거고 민주당은 급속하게 전당대회 국면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2년간의 기득권에 총선, 지방선거 공천을 통해 자파세력 구축해왔던 정세균 대표가 ‘재선을 굳히기 위해’ 몰입했던 재보선에서 참패함으로써 잡았던 대어를 놓치다 못해 남에게 넘겨주는 형국이다. 이번 공천실패는 또 6.2 지방선거의 전반적 선전에 묻혀 있던 ‘서울시장 후보 공천 실패’를 다시 부각시키면서 정세균 대표에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손학규 고문, 정동영 의원쪽을 쳐다보는 의원, 당협위원장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은 바야흐로 차기 대권후보 경쟁과 긴밀히 연결된 전당대회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 2년 실종됐던 야당의 탄생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어떻게 투영될지 관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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