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보트 타고 수해 현장 둘러본 김정은, 홍수 피해 책임 물어 간부 경질
2024-07-3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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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북·자강도 책임비서 등 처벌 발언 하루 만에 교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와 자강도 등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에 대비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도당위원회 책임비서와 사회안전상을 교체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9~30일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 확대회의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폭우 피해에 따른 복구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이번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30일 평안북도당 및 자강도당의 책임비서, 사회안전상을 모두 교체했다. 신임 평안북도당 책임비서에 리히용 전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자강도당 책임비서에 박성철 평안북도당 책임비서, 사회안전상에 방두섭 당 군정지도부 제1부부장이 각각 임명됐다.
기존 자강도당 책임비서 강봉훈과 사회안전상 리태섭은 경질당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회의 첫날 "당과 국가가 부여한 책임적인 직무수행을 심히 태공함으로써 용납할 수 없는 인명피해까지 발생시킨 대상들에 대하여서는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고, 바로 다음 날 인사가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국가단위 비상재해 위기대응 체계가 있지만 초기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위험을 키웠다는 점, 부실한 재해방지사업으로 과거 문제가 없던 지역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일일이 열거하며 질책했다.
회의에서는 시급한 피해복구를 위해 평안북도와 자강도에 각각 '피해복구 사령부'를 조직해 국가 역량을 총집중한다는 내용의 결정서가 채택됐다.
'피해복구 사령부' 산하에는 설계, 시공, 자재 보장에 필요한 참모 부서와 정치부를 두고 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성·중앙기관·무력·군수 부문·도에서 필요한 간부를 파견하기로 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폭우로 압록강이 불어나면서 하류에 자리 잡은 평안북도 신의주시·의주군 일대에서 약 4100세대와 농경지 3000정보 등 공공건물·시설물·도로·철길이 잇따라 침수됐다. 다만, 인명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구명보트를 타고 신의주 침수 피해 현장을 살펴보는 사진을 여러 장 발행했다. 보트에는 김덕훈 내각 총리, 조용원 당 조직비서, 현송월 당 부부장이 동승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8일에도 압록강이 범람한 신의주시와 의주군을 돌아봤다는 점으로 볼 때 신의주에 최소 사흘간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정치국 비상 확대회의는 북한 북부 지역에서 최근 며칠 사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홍수 피해가 앞으로 더 확대할 위험이 있어 추가 피해를 방지하고 복구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됐다.
회의에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이 참가했고 피해 복구를 위해 전력·철도·통신·농업 분야의 책임 간부들이 방청했다. 회의는 김 위원장 전용 열차 안에서 진행됐다. 신변 보호를 위한 방탄 기능과 박격포 무장을 갖춘 이 열차에서는 숙박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