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싫다"고 하천에 뛰어든 여성, 살리려고 맨몸으로 들어간 경찰
2024-07-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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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서 재해취약지역 연계 비상근무를 하다가 신고 받고 출동
스스로 삶을 포기하려는 여성을 경찰이 살렸다.
21일 서울 중랑경찰서 중화지구대 최경환(45) 경위와 이시은(32) 순경의 행동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8일 오전 7시 17분쯤 두 경찰은 한 시민의 신고를 받고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다.
한 여성이 폭우로 범람한 중랑천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신고였다.
최 경위와 이 순경은 인근에서 재해취약지역 연계 비상근무를 하다가 중랑천으로 갔다.
당시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져 중랑구에는 시간당 100mm 이상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중랑천 수위도 상승해 동부간선도로 양방향 교통과 산책길 모두 통제됐었다.
경찰이 중랑천에 도착했을 때 50대 여성 A(57)씨는 이미 가슴까지 물에 잠긴 상태였다. 그는 "살기 싫다"며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려 했고, 최 경위는 맨몸으로 물 속에 뛰어 들었다.
최 경위는 A 씨를 물 밖으로 무사히 구출했다. 당시 A 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주변에서 말리는데도 물에 들어갔다고 한다.
최 경위는 "당시 소방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이었는데 시민 생명 구조가 일차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했다"며 "구조 장비 챙길 시간보다는 천 안쪽으로 들어가는 A 씨 구조가 급하다고 판단해 위험을 무릅썼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침수된 체육공원 바닥에 어떤 것이 있는지 평소 근무하면서 다 파악하고 있었다"며 "경찰 본인 안전에 유의하면서 물 속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중 호우 속 물에 잠긴 중랑천변에서 자살하기 위해 들어간 요구조자를 신속 발견했다"며 이후 "직접 구조해 소중한 생명을 구해 체감 안전도 향상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