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길어진 설 연휴, 코로나 신경 쓰다 감염병 놓칠라
2022-01-2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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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형 간염, 노로바이러스 등 감염병 예방수칙 확인하고 건강한 명절 대비해야
어느덧 코로나19 이후 세 번째로 설 연휴를 맞이한다. 특히 올해는 개인휴가를 사용하면 최장 9일까지 휴일을 즐길 수 있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연휴 기간 이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지만 연휴 첫날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으로 향하는 KTX가 모두 매진되는 등 설 연휴 기간에 귀성객과 여행객들의 이동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코로나의 영향으로 명절에 준비하는 음식이 양의 줄었다고는 긴 연휴와 설 명절을 맞아서 많은 양의 음식을 한꺼번에 조리하면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 음식이 상온에 노출되어 부패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겨울철은 실내 난방 온도가 높은 만큼 오히려 봄, 가을에 비해 음식이 상하기 쉽다.
A형 간염 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등 병원 미생물 혹은 독성물질에 오염된 물이나 식품 섭취로 인해 복통,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을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이라고 한다. 긴 연휴 중에는 오염되거나 상한 음식을 섭취하고 복통이나 설사 증상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거나 사람 간 접촉이 증가하면서 집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살아남아 장관감염증을 발생시키는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에 시작해 이듬해 초봄까지 유행한다.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 환자 접촉 등으로 사람 간 전파가 이루어진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이 손을 씻지 않고 만진 문고리나 수도꼭지 등을 타인이 만진 뒤 해당 손으로 음식을 먹거나 입을 만지면 감염된다. 평균 24∼48시간 잠복기를 거친 뒤 구토, 설사, 오한, 발열,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대증 요법을 시행한다.
최근 코로나 감염 우려로 실내 생활보다 야외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겨울철 캠핑 인구도 급증했다. 이번 연휴기간에도 전국의 캠핑장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겨울철 낮은 기온에 방심하고 캠핑을 하다가 오염된 물이나 음식으로 인해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A형 간염은 바이러스성 감염이지만 혈액 전염이 아닌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면서 주로 감염되는 특징을 가진다. 따라서 A형 간염은 가족이나 친척 등에게 감염 및 전파되기 쉽다. 감염 후 평균 2∼4주 동안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 식욕감퇴, 구토, 복통,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나며 증상이 나타나기 1∼2주 이전이 감염력이 가장 높다.
현재까지 A형 간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노로바이러스 감염과 마찬가지로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이 주된 치료방법이다. 하지만 A형 간염은 백신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위험군이라면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대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임창섭(소화기내과 전문의) 과장은 “코로나로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키고 있지만 설 명절 기간 동안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과 다양한 음식을 먹다 보면 몇 가지 탈이 날 수 있어 식품 섭취를 조심할 필요하다”며, “조금만 신경 쓰면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예방 수칙을 알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화가 안 된다고 해서 커피나 탄산음료와 같이 오히려 소화에 부담을 주는 음식을 섭취하거나 단순 소화불량으로 생각해 방치하면 상태를 악화시키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식중독이나 장염은 탈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어 적절한 수분 공급을 해주고 연휴 기간 중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즉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설 연휴 기간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끓인 물 마시기 ▲충분히 익혀서 음식 섭취하기 ▲흐르는 물에 비누를 이용해 30초 이상 손 씻기 ▲채소, 과일 등은 깨끗한 물을 이용해 씻어 껍질을 벗겨 먹기 ▲설사 증상이 있으면 조리하지 않기 ▲주방 및 요리도구 위생상태 체크하기 등 개인 예방수칙을 준수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