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 '제 13대 대통령' 노태우 향년 89세로 별세… 노태우, 그는 어떤 사람이었나

2021-10-2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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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전립선암 수술 받은 후 입·퇴원 반복
아들, 2019년 “말 못할 정도로 건강 안 좋다”

육사 11기 임관 40주년 행사가 1995년 10월 7일 오전 서울 노원구 소재 육사 연병장에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롯한 육사 11기 동기생과 가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은 노 전 대통령 부부. /연합뉴스
육사 11기 임관 40주년 행사가 1995년 10월 7일 오전 서울 노원구 소재 육사 연병장에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롯한 육사 11기 동기생과 가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은 노 전 대통령 부부. /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온 그는 최근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삶을 마감했다.

제 13대 대통령인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전립선암 수술 이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투병해왔다. 노 전 대통령 외아들인 노재헌씨는 아버지의 건강에 대해 2019년 “말을 못 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고 말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내란 혐의로 1995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구속 기소돼 1997년 4월 17일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1997년엔 대선이 치러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위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전 대통령이 당선돼 당선자 신분으로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합의해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인이 되기 전에는 군인이었다. 1951년 육군사관학교에 11기 생도로 입학해 1955년에 졸업하며 소위로 임관했다. 전 전 대통령이 육사 동기다.

1961년 8월 17일 학생군사교육단(ROTC의 전신)의 창설준비요원과 교관을 역임했다. 베트남 전쟁에는 1967년 지구대대의 대대장으로 다녀오기도 했다. 1974년 장군으로 진급한 이후 신군부의 2인자로 제 9공수특전여단장, 청와대 작전차장보, 보안사령부 사령관 등을 지냈다. 1980년 국가보위입법위원회 비상대책위원과 상임위원을 지냈다.

대장 예편 후 제5공화국에서 1981년 정무2장관, 대통령 특사, 1982년 체육부 장관, 41대 내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1985년 전두환 당시 민주정의당(민정당) 총재가 최고위원으로 내정해 당권 전부를 위임받았다. 1987년 민정당 총재가 됐으며, 1988년 대통령 선거에서 근소한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노태우 전대통령이 민관식 전국회의장과 함께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가진 국제여자챌린저테니스대회 특별번외경기를 하고 있다. 1999년 9월 28일 사진. /연합뉴스
노태우 전대통령이 민관식 전국회의장과 함께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가진 국제여자챌린저테니스대회 특별번외경기를 하고 있다. 1999년 9월 28일 사진. /연합뉴스
부인인 김옥숙씨와의 사이에서 딸 노소영씨, 아들 노재헌씨를 두고 있다. 노소영씨는 아트센터 나비의 관장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이다.

똑같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강제 진압과 12·12 군사 반란에 가담했지만 노 전 대통령과 그 가족은 전 전 대통령과 다른 길을 걸었다. 노재헌씨는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아버지의 5·18민주화운동 진압에 대해 사과했다.

노재헌씨는 추모관과 유영보관소, 구묘역 등도 둘러본 뒤 방명록에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두 전직 대통령과 핵심자들의 직계가족들 중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18 광주 민주화운동 강제 진압에 사과한 것은 노재헌씨가 처음이었다.

노소영씨도 사실상 광주에 사과하는 행적을 보였다. 그는 2018년 광주시가 주최한 2018 아시아문화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했고, 2019년 광주에서 열린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의 총괄 디렉터로 활동하는 등 광주와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노재헌씨는 2019년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했을 당시 “회원들이 모두 여성이시니 여성인 누나(노소영씨)가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고 수행원들과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재헌 씨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자료 사진
노재헌 씨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자료 사진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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