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교수가 '성적'을 미끼로 여대생들에게 보낸 은밀한 메시지
2021-09-0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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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미술대 교수, 학생들에게 성희롱·성관계 요구
성적 불이익 주거나 모욕·폭력적 발언도 일삼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가 권력을 이용해 다수의 학생에게 지속적으로 성희롱 · 성관계 요구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해왔다는 폭로가 나왔다.
홍익대 미술대학 학생회와 여성단체, 정당 등 17개 단체가 모인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 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은 8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학교에 A 교수에 대한 조속한 파면 및 피해자 보호 조치를 요구했다.
공동행동에 따르면 A 교수는 여학생들을 상대로 "(텔레그램) n번방으로 돈 많이 벌었을 것 같다", "너랑 나랑 언젠가는 성관계를 하게 될 것 같으니 날짜를 잡자"라는 성희롱적 발언을 수차례 했다. A 교수는 "자신과 같은 영향력을 가진 사람과 잠자리를 가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라며 학생들에게 잠자리를 강요하기도 했다.
또 A 교수는 특정 학생을 지목하며 "진짜 패주고 싶다. 진짜 내 학생만 아니었어도"라고 하거나 "너는 멘트가 구타를 유발한다"와 유사한 맥락의 발언을 매주 지속적으로 했다.
또한 자신이 마음에 드는 학생은 기말 과제를 제출하지 않아도 A+를 주고 학점 요건을 채웠음에도 F를 남발하는 등 불투명하게 성적을 매겼다.
A 교수의 이 같은 행위는 지난 2018년부터 이어져 왔고, 피해 학생은 10여 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양희도 홍익대 미술대학 학생회장은 이날 “A 교수의 권력 남용과 권력형 성폭력 문제는 우리 미술대학과 홍익대 전체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했지만, 사건 대부분은 조용히 지나갔다”라며 “학우 여러분께 부탁한다. 피해자 학우분들의 싸움에 함께해달라”라고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A 교수에게는 사실관계 인정, 공개 사과, 2차 가해 중단을 요구했다. 홍익대엔 A 교수에 대한 영구 파면, 피해 학생 보호, 철저한 진상 조사, 재발 방지를 위한 교수 윤리 헌장 제정 등을 요청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홍익대 측에 파면요구서를 전달하고, 피해 사례를 추가 접수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오는 10월 A 교수를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