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 '초대형 차이나타운' 건설한다, 중국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려고…
2021-03-2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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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무려 1조원
청와대에 반대청원
“왜 대한민국에 작은 중국을 만들어야 하나요?”
강원도가 추진 중인 ‘한중문화타운’ 사업이 누리꾼들의 표적이 됐다. 반중 정서와 맞물려서다.
중국 인민일보의 온라인 자회사인 인민망(人民網), 코오롱글로벌, 대한우슈협회로 구성된 특수목적법인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어 ‘중국복합문화타운’의 사업 명칭을 ‘한중문화타운’으로 변경해 연내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한중문화타운’은 강원도가 내년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대표사업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인천 차이나타운, LA 차이나타운 등이 관광 명소로 발전한 데서 착안해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중국 문화 체험 공간을 만드는 사업이다. 차이나타운의 진화형인 셈.
실제로 쉬정중(許正中) 인민일보사 부총편집장(차관급)은 2019년 '한중문화타운' 런칭식 축사에서 '한중문화타운' 프로젝트에 대해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중국의 우수한 문화를 전방위적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접할 수 있는 ‘직관적인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놓고 중국문화를 널리 알리는 장소라는 점을 어필한 것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법인은 중국 자본의 민간투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불식하려고 사업 명칭을 ‘한중문화타운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도 기존 6000억원 규모에서 1조62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문제는 한국 누리꾼들이은 이 사업을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동북공정은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려고 2002년부터 중국이 추진한 동북쪽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뜻한다.
실제로 한 누리꾼은 26일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란 제목의 청원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글쓴이는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한중 관계에서 교류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사고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글쓴이는 “왜 대한민국에 작은 중국을 만들어야 하나. 이곳은 대한민국이다. 국민은 대체 왜 우리나라 땅에서 중국의 문화체험 빌미를 제공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단호하게 반대한다. 중국에 한국 땅을 줘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호텔 건설도 반대한다고 했다. 강원도는 ‘한중문화타운’와 연계해 선사 시대 집터와 고인돌무덤이 무더기로 발견된 중도유적지에 고급형 호텔을 건설을 추진한다.
글쓴이는 “춘천의 중도선사유적지는 엄청난 유물이 출토된 세계 최대 규모의 유적”이라며 “이렇게 가치 있는 곳을 외국인을 위해 없앤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고다. 우리의 역사가 그대로 묻히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에게 국민과 강원도 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라면서 “중국 자본이 투입됐다고 하더라도 이는 절대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용납 불가능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자국의 문화를 잃게 될까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얼마 전에는 중국 소속사의 작가가 잘못된 이야기로 한국의 역사를 왜곡해 많은 박탈감과 큰 분노를 샀다”라면서 “계속해서 김치, 한복, 갓 등의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약탈’하려고 하는 중국에 이제는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은 강원도가 중국화되는 것에 반대하며 엄청난 규모의 차이나타운이 지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