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맞은 판교 테크노밸리 상권, 그 살풍경한 현장을 가다

2020-03-0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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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 직원들 때문에 운영되던 상권 고사 위기
“매출 절반 가까이 떨어져” “3분의 1로 줄어” 아우성

점심시간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판교 유스페이스 거리. 평소와 달리 매우 한산하다 / 김성현 기자
점심시간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판교 유스페이스 거리. 평소와 달리 매우 한산하다 / 김성현 기자

판교 테크노밸리 상권이 꽁꽁 얼어붙었다. 게임업체가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엔씨소프트, 넥슨 등 직원들을 통해 운영된 인근 상권이 사실상 고사 위기에 처했다.

5일 낮 12시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판교 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음식점, 카페, 편의시설 등이 특히 발달한 이곳은 엔씨소프트, 넥슨, NHN, 네오위즈를 비롯한 게임업체 직원들이 주로 이용한다.

여느 때라면 사람들로 북적였을 테지만 거리는 한산했다. 눈으로도 사람을 셀 수 있을 정도. 음식점들의 좌석은 텅 비어 있었다. NHN, 넥슨의 맞은편에 위치해 항상 손님이 길게 줄을 서던 패스트푸드 매장에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NHN, 넥슨 본사 앞 패스트푸드점. 이용객은 딱 1명 뿐이었다. / 김성현 기자
NHN, 넥슨 본사 앞 패스트푸드점. 이용객은 딱 1명 뿐이었다. / 김성현 기자

한 카페의 직원은 “단골이었던 게임업체 직원들이 찾질 않아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매출이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인근에 있는 H스퀘어의 사정도 비슷했다. 점심 때면 손님으로 붐비던 곳이라고 떠올리기 쉽지 않았다. 음식점마다 겨우 한두 명의 손님을 받고 있었다. 근처 도시락 전문점은 불이 꺼져 있었다.

H스퀘어 관계자는 “방문 인구가 절반 이상 줄었다. 아직까진 운영 시간 단축이나 영업 중단을 거론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지만 상가 운영자들의 고충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위메이드와 스마일게이트 인근 거리에선 아예 사람을 한 명도 볼 수 없다. 갈 때마다 긴 대기시간을 바쳐야 했던 카페는 지나치게 한가한 매장 풍경으로 기자를 놀라게 했다. 이 매장의 관계자는 “매출이 3분의 1로 줄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손님이 없어 큰일이다”고 했다. 이 카페 바로 옆에 있는 카페는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위메이드, 스마일게이트 인근 거리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 김성현 기자
위메이드, 스마일게이트 인근 거리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 김성현 기자

엔씨소프트는 지난 2일까지 실시하기로 한 유급 특별휴무를 6일까지 연장했다. 또 오는 9일부터 2주간 순환 재택근무를 실시하기로 했다.

넥슨, NHN, 네오위즈는 재택근무를 6일까지 연장했다. 위메이드는 오는 13일까지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재택근무를 실시한 곳이다. 지난달 말부터 2개 조로 나눠 유급 휴무에 돌입한 스마일게이트는 재택근무를 포함한 유연근무제를 시행한다.

엔씨소프트 본사 로비. 엔씨소프트는 유급 특별 휴무를 6일까지 연장했다 / 김성현 기자
엔씨소프트 본사 로비. 엔씨소프트는 유급 특별 휴무를 6일까지 연장했다 / 김성현 기자

게임 업계에선 재택근무 기간 연장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상 근무체제로 돌아가더라도 회사가 직원들의 야외활동을 제한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home 김성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