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PC게임의 지존’ 피파온라인4, 언제까지 독주체제 유지할까

2020-02-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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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닝일레븐 온라인, 프리스타일 풋볼 등 도전했으나 역부족 실감
선수뽑기·강화 확률 낮아 유저들에게 공분 사지만 대체게임 없어

경기 포천시 거주자인 B(24)씨는 손흥민을 좋아하는 축구 팬이다. 피파 온라인4를 즐길 때도 당연히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 훗스퍼를 팀으로 선택한다. 축구게임 마니아인 그는 더 나은 능력치를 갖고 있는 선수로 게임을 즐기고자 유료 결제를 감수하고 있다. 과금 때문에 온라인4를 그만둘 생각도 했지만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피파 온라인4 말고 축구 PC 게임이 없기 때문이다. 전략, RPG와 달리 축구 게임에선 오로지 피파 온라인4뿐이다.

피파 온라인4는 일렉트로닉 아츠(EA)가 개발해 넥슨이 배급하는 축구 게임이다. 이 게임은 약 20년간 국내 축구 게임 시장을 선도해왔다. 이에 맞서고자 NHN과 일본 코나미가 공동 제작한 ‘위닝일레븐 온라인’, 조이시티의 ‘프리스타일 풋볼’이 등장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앞으로도 피파 온라인4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FPS, RPG, 전략, 아케이드 등 게임 플랫폼의 기본 속성은 ‘경쟁’이다. FPS 게임인 서든어택의 시스템이 흡족하지 못한 유저들은 오버워치나 카운트 스트라이크, 배틀그라운드 등으로 적을 옮길 수 있다. RPG, 전략, 아케이드 등 타 플랫폼 게임도 이와 유사하다. 유저들의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축구 게임 플랫폼에서 피파 온라인4의 독주를 꺾을 만한 게임은 적어도 아직까진 없다. 2010년 출시된 프리스타일 풋볼은 실제 선수 기반 시스템인 피파 온라인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위닝일레븐 온라인이 대항마로 떠올랐으나 2012년 출시 후 2년 만에 서비스가 종료됐다. 위닝일레븐 온라인은 현실 축구의 ‘끝판왕 무대’라고 할 수 있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포맷으로 맞섰지만, 피파 온라인의 견고한 팬층, 안정적인 그래픽 및 게임 운영을 대적하지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게임물관리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18일 ‘게임산업 재도약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고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 초안을 공개했다. 전부개정안 초안 64조에 따르면 게임제작사업자는 게임을 유통하거나 이용에 제공하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종류별 공급 확률정보 등을 표시해야 한다. 이 법안의 골자는 유료 결제 아이템의 확률을 명확히 공지해 과금 논란을 해소하고 유저들의 권리를 제고하는 것이다. 해당 법안이 피파 온라인4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피파 온라인4의 선수 카드 뽑기(유료 아이템 포함), 능력치를 더욱 상향할 수 있는 강화 등은 유저들에게 성공 확률이 매우 낮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피파 온라인4를 다루는 유튜브 영상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처럼 성공 확률이 낮음에도 대체 게임이 없는 까닭에 축구를 좋아하는 유저들은 피파 온라인4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유료 아이템을 기꺼이 구매할 유저가 앞으로도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은 축구 게임 시장에서 피파 온라인의 독주 체제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 회장은 “4시리즈까지 자연스레 이어지는 게 피파 온라인의 특징이다. 게임 업체는 전작에서 이탈한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후속작에 회귀하기를 바란다”며 “마케팅이나 두터운 팬층, 게임 시스템 등을 봤을 때 축구 게임에서 피파 온라인의 독주 체제가 깨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위 회장은 “EA는 독점적인 선수 라이센스를 보유 중인 스포츠 게임의 절대 강자다”라며 “유저들은 손흥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등 유명 선수를 이용해 게임하고 싶어 한다. 가상의 선수들을 이용한 축구 게임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축구 게임에서 피파 온라인에 대적할 만한 게임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ome 김성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