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인기 없어 수출하는데... 일본은 기념일까지 제정해 먹는 해산물
2025-03-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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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불로초로 불릴 정도로 영양이 뛰어난 한국 식재료

예로부터 섬사람들의 밥상에 빠질 수 없는 귀한 존재였으며, 현대에 와서는 그 풍부한 영양가와 뛰어난 효능으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해조류가 있다. 톳. 동북아시아의 대표적인 해조류인 톳에 대해 알아봤다.
한국, 일본, 중국의 연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톳은 주로 동북아시아 지역의 바닷가에서 자란다. 한국에선 제주도와 남해안, 동해안에서 많이 채취되며, 일본은 홋카이도와 혼슈 연안, 중국은 산둥반도와 랴오닝성 해안이 주요 서식지다. 바위가 많은 얕은 바다에서 잘 자라며, 수심 1~5m 정도의 조간대에서 단단히 붙어 생장한다. 수확 시기는 3~5월이다. 이때가 제철이라 맛과 영양이 가장 풍부하다. 금어기는 10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다. 이 시기엔 톳의 성장을 보호하기 위해 채취가 제한된다.
고대부터 동북아시아에서 식용으로 쓰였고, 특히 제주도에선 기근 때 구황식품으로 먹으며 생명을 이어갔다. 과거엔 값싼 해조류로 유통됐지만, 최근 건강식품으로 주목받으며 가격이 많이 올랐다. 한국에선 수요가 크지 않아 생산량의 95%가 일본으로 수출된다. 일본에선 매년 9월 15일을 톳의 날로 정해 톳의 복용을 권장하는가 하면 초등학교 급식에 일주일에 두 번씩 톳나물이 포함될 정도로 널리 소비된다.
톳을 요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생톳, 건톳, 찐 톳으로 나뉘는데, 각각의 특성에 따라 조리법이 다르다. 생톳은 나물로 무쳐 톳나물을 만들거나, 오이와 함께 톳오이무침으로 먹는다. 톳 200g을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다진 마늘 4g, 설탕 8g, 식초 20g, 파 4g을 넣고 무치면 된다. 건톳은 물에 불려 밥에 넣어 톳밥을 짓거나, 볶음으로 활용한다. 건톳 20g을 불린 뒤 팬에 기름을 두르고 간장 1큰술, 설탕 1작은술로 간을 해 약불에서 볶으면 톳볶음이 완성된다. 찐 톳은 물에 불려 물기를 짠 뒤 다진 야채와 함께 주먹밥을 만들거나 뜨거운 밥에 뿌려 먹는다. 톳두부무침은 두부 130g을 데쳐 으깬 뒤, 데친 톳 60g, 파 10g, 다진 마늘 6g, 참기름 5g, 소금 3g, 통깨 2g을 넣고 무쳐 만든다. 톳달걀말이는 달걀 150g을 풀어 소금 3g으로 간한 뒤, 다진 톳 20g, 당근 10g, 양파 10g을 섞어 기름 두른 팬에서 말아 지진다.
톳은 지역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제주 마라도에선 톳을 넣은 짜장면을, 거제도에선 톳김밥을 판매한다. 일본에선 톳조림(히지키노리)을 김과 함께 잼처럼 만들어 밥에 비벼 먹기도 한다.
톳의 맛은 독특하다. 톡톡 터지는 오독오독한 식감이 매력적인 생톳은 바다 내음이 강하고, 약간 쌉쌀한 맛이 난다. 데치면 쓴맛이 줄고 고소함이 더해져 부드러워진다. 건톳은 꼬들꼬들한 식감이 특징이고, 찐 톳은 부드럽고 소화가 잘된다. 밥에 넣으면 은은한 해초 향이 퍼지며, 무침으로 먹으면 새콤달콤한 양념과 조화를 이룬다. 문어숙회와 함께 먹을 때 초고추장, 마늘, 풋고추와 어우러져 중독성 있는 맛을 선사한다.
톳을 먹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생톳은 무기 비소 때문에 절대 날로 먹으면 안 된다. 끓는 물에 1, 2분 데쳐 비소를 제거해야 안전하다. 식이섬유가 많기에 과식하면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요오드 함량이 높아 갑상선 질환이 있는 사람은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소량 섭취로 반응을 확인한다. 임산부는 요오드가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적당히 먹는다. 건톳은 불릴 때 물을 자주 갈아줘야 잡냄새가 나지 않는다. 오래 불리면 식감이 물러질 수 있다.
톳은 바다의 불로초로 불릴 만큼 영양이 풍부하다. 식이섬유, 칼슘, 철분, 요오드, 칼륨이 다량 함유돼 있다. 칼슘은 우유의 15배, 철분은 우유의 550배, 아연은 민물장어의 20배에 달한다. 알긴산과 후코이단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전을 예방하며,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도와 고혈압에 좋다. 식이섬유는 변비와 비만 예방에 효과적이고, 크롬은 당뇨 예방에, 마그네슘은 골다공증 예방에 기여한다. 후코이단은 항암 효과가 있으며, 에스트로겐은 노화와 갱년기 증상을 완화한다.
<톳 나물 무침 만드는 법>
재료: 톳 100g, 간장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깨소금 약간, 식초(선택)
만드는 법: 톳을 깨끗이 씻고 끓는 물에 30초 정도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한다. 볼에 간장, 참기름, 다진 마늘, 설탕을 넣고 잘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데친 톳을 양념장과 함께 버무리고 깨소금을 뿌려 완성한다. 새콤한 맛을 더하고 싶다면 식초를 살짝 넣어도 좋다. 간단하면서도 톳 특유의 식감을 살릴 수 있는 요리다. 따뜻한 밥과 함께 먹으면 궁합이 좋다.
<톳밥 만드는 법>
재료: 쌀 2컵, 톳 50g, 간장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물 2컵, 부순 깨(선택)
만드는 법: 쌀을 씻어 30분 정도 불려둔다. 톳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둔다. 전기밥솥이나 냄비에 불린 쌀과 물을 넣고, 그 위에 톳을 올린다. 평소 밥 짓는 방식대로 취사하고, 완성 후 간장과 참기름을 넣어 골고루 섞는다. 기호에 따라 부순 깨를 뿌려 고소한 풍미를 더할 수 있다. 톳밥은 김치나 된장찌개와 곁들이면 감칠맛이 살아나며, 따로 반찬 없이도 훌륭한 건강식이 된다.
